기술이 아닌 거버넌스를 설계하는 플랫폼

블록체인은 이제 단순한 디지털 자산 거래를 넘어, 제도를 설계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위메이드가 운영하는 ‘위퍼블릭(Wepublic)’은 블록체인 기반으로 기부와 의사결정, 커뮤니티 운영 전반을 투명하게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공 거버넌스 플랫폼입니다. “기술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면,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위퍼블릭은, 기부·투표·의사결정 등 공공 시스템의 핵심 기능을 다시 구성하며 새로운 사회적 실험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존 기부 플랫폼들은 디지털로 옮겨오며 참여의 문을 넓혔지만, 여전히 많은 시민들은 기부금 사용에 대한 불신으로 참여를 주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 조사에서는 기부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 중 “기부금 사용처에 대한 불신”이 51.4%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위퍼블릭은 이런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합니다. 누구나 기부 프로젝트를 제안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 기부금 흐름 전 과정을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투명성, 그리고 후원자에서 의사결정자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거버넌스 설계는 위퍼블릭이 제안하는 새로운 방식입니다. 기술을 통해 어떻게 사회적 신뢰를 설계할 수 있는지, 실제 사회 문제 해결의 현장에서 그 구조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산불 피해 모금을 시작으로

2025년 4월, 위퍼블릭은 영동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긴급 기부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위메이드의 기부와 댓글 참여형 기부 시스템을 통해 총 1억 2천만 원이 모였고, 이는 소방관 치료비, 피해 아동 지원, 주거 복구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위퍼블릭이 주목한 것은 단순히 금액이 아니었습니다. 모금 → 배분 → 집행이라는 일련의 과정 전체를 블록체인 상에 투명하게 기록함으로써, 기존 기부 시스템에서 보이지 않던 ‘중간 과정의 신뢰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소하고자 했습니다.

기존 웹2 방식의 모금은 보통 대형 단체에 집중되어, 자금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누가 결정을 내리는지에 대한 정보는 거의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위퍼블릭은 이를 바꾸고자 했습니다. “정말 그 돈이 필요한 곳은 어디인가?”, “누가 어떤 기준으로 배분 결정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단체 스스로가 제안하고, 토론하고, 투표하는 구조를 설계한 것입니다.

산불 모금을 시작으로 위퍼블릭은 나아가 소규모 단체를 위한 연합형 DAO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각 단체가 모금 목적을 제안하고, 커뮤니티가 투표로 우선순위를 결정하며, 최종 집행도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자동화하는 구조입니다. 모금과 배분의 전 과정이 거버넌스의 한 축으로 편입되며, 참여자는 더 이상 후원자가 아니라 의사결정자이자 감시자가 됩니다.

본 프로젝트를 리드하는 담당 팀은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기존에는 거대 담론으로 이슈화되지 않으면 자금이 모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위퍼블릭에서는 크든 작든 다양한 사회 문제들을 단체가 직접 제안하고, 필요에 따른 액션을 취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거버넌스를 담은 기부’입니다.”

위퍼블릭은 이번 긴급 구호 캠페인을 시작으로, 앞으로 환경, 복지, 교육 등 다양한 테마의 공공 이슈에 작은 단체들과 함께 연합형 DAO를 구성하고, 구조적인 자율 실행 모델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5월, 누구나 개설 가능한 투표 시스템이 열린다

오는 5월 8일, 위퍼블릭은 누구나 개설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투표 시스템을 정식 오픈 됩니다. 기존의 시도에서는 특정 단체의 맞춤형 형태로 수백 명 규모의 투표가 진행됐다면, 이번에는 모든 커뮤니티가 자율적으로 의제를 설정하고 투표를 개설할 수 있는 범용 서비스로 확장됩니다.

이번 버전의 가장 큰 변화는 신원 인증 및 정보 제공 방식입니다. 이전에는 DAO 운영자가 구성원 정보를 직접 수집하거나 보유해야 했지만, 이제는 플랫폼 가입만으로 실명 인증과 정보 제공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되어, 별도의 절차 없이도 책임 있는 참여가 가능해졌습니다. 실명 기반 인증을 거친 유권자는 블록체인 상에서 투표에 참여하며, DAO 운영자는 명부에 접근할 수 있어 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위퍼블릭은 향후 이 투표 시스템을 단순한 의사결정 도구를 넘어, 커뮤니티 운영 전반과 직접 연동되는 구조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예를 들어 등산 동호회가 회원을 관리하고, 회비를 집행하고, 운영진을 임명하는 모든 과정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처리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위퍼블릭은 바로 그 미래를 실현하고자 합니다. 즉, 이 플랫폼은 단체의 정체성과 활동의 ‘디지털 운영 체계’ 그 자체로 작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기존 투표나 기부가 수치나 자금의 흐름에 초점을 맞췄다면, 위퍼블릭은 ‘방향성’과 ‘거버넌스’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김원상 실장의 말처럼 위퍼블릭의 투표는 정량적 성과보다는 정성적 의사결정 구조의 실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상의 변화로 이어지는 블록체인, 위메이드가 여는 가능성

위퍼블릭 담당 팀 구성원들은 위퍼블릭이 단체 활동의 시작점이자 운영의 구조, 그리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이와 같이 밝혔습니다.

“우리는 작은 커뮤니티가 어떻게 성장하고, 그 과정에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자금과 거버넌스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해결할 수 있다면, 그 공간은 위퍼블릭이 되길 바랍니다.”

위메이드는 위퍼블릭을 통해 위믹스 블록체인 기술을 공공 거버넌스 영역까지 실질적으로 확장하고자 합니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을 더 이상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로 남겨두지 않습니다. ‘신뢰’라는 가치를 중심에 둔 위퍼블릭의 서비스는 블록체인이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시도입니다.

이것이 바로 위퍼블릭의 실험이 현재형으로 계속되는 이유입니다.